초록빛이 영롱한 여름을 맞아 산림박물관은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 3인의 작품전 <바람길에서 만나는 삶의 쉼표>를 마련하였습니다.
조각작품은 공간을 아우르는 부피감에 주제를 응축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철과 스테인리스라는 재료에 색과 질감을 더하여 시적으로, 자연을 더하여 시간과 서사를 풀어냅니다. 무게로 인한 밀도감은 단순함을 풍요롭게 만들고 평면 회화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박창운의 작품은 기하의 본질적 구성요소인 동그라미, 네모, 세모와 색의 조합으로 도형의 성질을 지닌 형태를 추구합니다. 이는 인간의 본능인 이성, 감성, 욕구를 은유하며 작품의 개체마다 구별되는 고유한 특질(Distinction)을 지님을 표현합니다. 최무용은 자연물인 ‘돌’을 기표로 ‘가난함’과 관객을 투영시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관계성을 이야기합니다. ‘완전하지 않은 관계성’, 즉 가난한 관계성과 ‘가지치기’로 인간 형상의 석상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할 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합니다. 한정무의 조각은 자연의 형태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 중 상반된 요소들의 대비를 통해 긴장과 균형, 공존을 이야기합니다. ‘소통’과 ‘관계’를 오랫동안 탐구하며 나와 타자 사이의 만남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들에 주목하고 확장하여 소통하게 하는 매개한 역할을 조형적으로 표현합니다.
작품의 재료와 표현기법은 작가에게는 언어와 같은 것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주제를 부각하고 정체성과 미적 감각을 드러내 줍니다. 3인의 개성 넘치는 조각품은 산림박물관에 새로운 분위기를 선사할 것입니다. 여름의 열기를 3인 작가의 열정 넘치는 작품으로 삶의 쉼표와 여유를 드리고자 합니다.